잡다한 이야기

오징어게임 넷플릭스 드라마.이정도면 도박묵시록 오마쥬?

심비튜브 2021. 9. 29. 07:37

이정재가 넷플릭스 드라마 찍고 있다길래 뭔가 했는데 개봉하자마자 스포일링 리뷰가 쏟아져 나오길래...

봤다.

나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 쓸데 없이 욕설 난무 하는+ 질질 울고 짜고 인정에 호소가 들어가는 한국적 감성 지닌+ 한국 영화'를 안 본다.

그런데..

내용을 보아 하니 이건 '도박묵시록 카이지'?

'도박묵시록 카이지'라면 내가 일본 만화책 중에 최고로 치던 시리즈 중 하나다. (도박묵시록,몬스터,20세기 소년,유리가면,슬램덩크,괴짜가족이 내가 좋아하던 만화들) 카이지의 천재성으로 그 어려운 도박세계의 불가능 해 보이는 미션을 하나하나 클리어 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감탄 또 감탄한 만화. 인간이 도박에 미치고 돈에 미치면 끝이 보이지 않는 밑바닥으로 추락한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 쾌락을 향한 욕심도 끝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만화.

그런데 오징어 짬뽕..아니 오징어 게임은 한국적인 인간애와 감동을 버무리느라 뭔가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을 줬다. 가장 주요 인물인 1번 할아버지의 의도도 애매, 이정재도 애매, 중간에 잠입한 형사도 애매, 그 형도 애매. 그리고 파키스탄 불법체류 노동자 알리도 애랑 부인이 있는 아빠가 생사를 건 게임인데도 정에 끌려 애매하게 대처한 다는 것에 답답...

그나마 자기 목적을 실현하려 최선을 다하는 인물들- 조폭남 덕수, 사기범 나대는 미녀, 탈북자(눈빛 연기는 좋은데 북한말 너무 못함. 한국사람들이 볼 때는 마치 미드에서 한국역할 하는 사람이 한국말 드럽게 못하는 거 보는 느낌)그리고 상우.

얘네만 캐릭터가 똑부러지는 듯 하다.

또한 게임 관람자들의 vip라운지와 다리건너기 게임의 배경 연출이 너무 촌스러워서 동시대에 어울리지가 않았는데 주최자가 할아버지니 이 게임에서는 이런 연출을 해줘-이랬다고 생각하면 이해는 된다. 그래도 사람들을 데려다 바로바로 죽이면서 지들 재밌자고 하는 게임을 할 정도의 재력,권력을 가진 자들이라면 왠만한 트랜드도 꿰고 있을자들인데 되게 촌스러웠다. vip들이 악마성,사이코패스의 느낌이 느껴지는 연출을 조금만 가미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영어로 나누는 대화들도 엄청 촌스러웠다.

신기한건 잔인함+욕+한국식 질질짜기 정서를 이정도로 버무렸으면 내 취향으론1-2회를 못버티고 바로 티비 껐을 텐데 비록 많이 스킵했지만 끝까지 봤다는 점이다. 그냥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추억을 떠올리며 비교 및 재미차원으로만 봐서 가슴에 와닿는 부분은 없어서 그런지 잔인함이나 욕 등도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꼭 공유나 이병헌이 안나왔어도 될 듯 한데 눈길을 끌었다는 것 때문에는 굿 캐스팅이었던 것 같다. 2편이 나온다면 또 볼 의향이 있는데 공유의 스토리가 있었으면 좋겠고 이정재의 의도와 목적이 좀 제대로 표현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했다면 세련되게 연출했을 텐데 아쉬움이 있는데..

이러던 저러던...

 

재밌었으면 된다.

한국컨텐츠의 파워가 정말.많이 강해졌다는 것이 느껴진다. 일단 동남아,아랍,히스패닉계,중앙아시아,아프리카,그리고 다민족이 많은 미국 등의 나라의 지지를 기반으로 세계 곳곳에서 K컨텐츠가 먹어주니까. 오징어 게임을 통해 무궁화 꽃이나 달고나 만들기 킷 등 K전래놀이까지 전해지고 할로윈 때는 코스튬도 좀 입을 듯. 그런데 한국에 문제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점-빈부격차 양극화 심화, (외국인) 노동자 차별, 무지하고 타락한 종교, 물질만능 주의로 인한 인간성의 상실 등.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암튼 팬데믹 끝나고 세계여행 하면 한국인으로서는 한류초기때 여행보다 더 재밌을 거 같다. 똑똑하고 창조적인 한국인들 더 많은 컨텐츠로 더 많이 활약하길 바란다.